어느 볕좋은 일요일, 마룻바닥에 누워 장판디자인을 하고 있는데 그분이 오셨습니다.

 

 

 

그리고 말씀하셨습니다.

 

 

따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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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매틱 7sII는 두말할나위 없는 인기 아이템입니다. 벼룩시장의 조회수가 그것을 증명합니다. 하지만 20만원을 넘나드는 가격은 선뜻 손을 내밀기 어 렵게 하지요. 그러나 한번 뽐뿌에 걸려든 사람은 어쩔 도리가 없습니다. 시간이 얼마나 걸 리는지가 문제지 어차피 그분은 오십니다. 적정가격이라는건 당연히 상대적 인 것이어서 이발하는데는 오천원에서 단돈 오백원도 더 쓸 생각이 없지만 7sII 뒤에 17이라는 숫자가 살포시 뜨자 앞뒤 안보고 예약메세지를 쳤습니다. 아래에서는 제가 7sII를 산 후에 새삼 혹은 새로 알게 된 것들을 이야기 해볼까 합니다. 다 카메라 정보란에 있는 내용들이지만, 또 너무 당연한 얘기들인지 모 르지만, 처음 구입을 생각하고 계시는 분들께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1. RF카메라더라.

갑자기 백스페이스를 눌러버리고 싶으신가요^^ 일렉트로 35GSN을 빌려서 잠깐 써보았지만 노출이 부족하면 바로 벌브로 넘어가버리는 희안한 메카니즘 탓에(아, 물론 고장입니다) 필름한통 먹여주지 않았더랬습니다. 그러다가 이번에 7sII를 써보니 SLR에 익숙해진 눈이 무척 힘들었었습니다. 주로 초점맞추기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SLR에서는 프레임을 잡고나서 매트로 초점 을 맞추면 됩니다. 프레임을 다시 잡을 필요가 없죠. 그러나 RF에서는 파인더 가운데 에 보이는 작고 노란 사각형 안에서 초점을 잡을 수밖에 없습니다. 우연히 피사체가 화면 가운데로 오지 않는 이상 초점 맞춘후 프레임을 다시 잡아줘야 되고 이때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초점이 빗나가게 됩니다. 물론 여기에는 해법이 있습니다. 목측식에 익숙해지는 것과 조리개를 조이는 것이지요. 하지만 조리개를 늘 조일 수 있는 것은 아니고 그렇다고 목측식에 전적으로 의존하기에 는 40mm는 덜 광각입니다. 조용한 셔터소리와 저속에서의 강점대신 초점 맞추는 즐거 움, 배경 날리는 즐거움을 약간 포기하게 되었네요.

 

2. 7sII는 작고 예쁘더라.

요즘 담배갑보다 작은 디카들이 나오기 때문에 "작다"라는 말은 참 애매합니다. 그래도 작습니다. 예전에 7sII 사용기중에 "작은 아씨라 부르고 싶다"라는 글이 있었는데 동감 입니다. 대략 4딸들 중에 에이미 같은 느낌이랄까요. 작고 통통하죠. RF카메라의 크기 이야기를 하면 빠지지 않는 녀석이 야시카 일렉트로 "벽돌" 35GSN 입 니다. 그런데 GSN 사진을 찍어보면 곤란한 것이 어떻게 찍어도 이녀석의 벽돌스러움이 충분히 나타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하여간 아래 사진들을 보시면 상대적인 크기 차이를 짐작하실 수는 있을 것 같습니다.

 

예전에 사진으로 볼때도 예쁘다고 생각했지만 실물은 그 이상이었습니다. 라이카 바디들이 사진으로 볼땐 그렇게 아름답더니만 막상 매장에서 보니 실망이었던게 생각나더군요. 막상 손에 잡아보면 또 다를지 모르겠습니다만.

딴 이야기지만 클래식 카메라들을 보면 마음을 뺏길만큼 아름다운 디자인들이 그렇게 많은데 최근의 카메라들은 필름이고 디지털이고 멋있다는 느낌을 주는 바디들은 많아도 아름답다할만한 물건들은 정말 드문 것 같습니다.

 

3. 뷰파인더에 대해서

알고계셨습니까? 뷰파인더안에 렌즈경통이 보입니다. 생각해보면 크기를 작게 만들다 보니 그렇게 된 것이겠지요. 하지만 뷰파인더 오른쪽 구석이 계속 답답한 것은 참 마음이 아픕니다. 또 이렇다 보니 노출지침이 낮은 조리개값(2.8, 1.7)을 지시할 때는 경통부에 가려서 잘 안보 이는 때가 있습니다.

4. 셔터 소리에 대해서

저속 셔터에서는 속삭이는듯한 소리가 납니다. 그냥 소리가 작다는 게 아니라 "사락"하는 아주 멋진 소리요. 귀로 들리는 소리와 손가락 끝에서 느껴지는 미세한 진동이 어울리는 느낌이 너무 사랑스러워 끝없이 공셔터를 날리게 됩니다. 1/8에서의 소리가 더 좋은지 1/15에서 소리가 더 좋은 지 아직 마음을 못 정하고 있습니다.

 

5. 셔터 우선식(1/8~500)

이건 순전히 카메라정보란을 잘 보지 않은 탓입니다. 그 전에는 당연히 조리개 우선이라고 생각 하고 있다가 막상 받고 나서야 셔터우선식인걸 깨달았습니다. 역시 조리개 우선식에 익숙해 있던 터라 몹시 당황하기도 했고, 주된 촬영환경-조명이 별로 밝지 않은 밥집이나 술집-에서 대체 셔터 스피드를 어디에 두어야 적당한 노출과 조리개가 확보될까..라고 꽤 고민하면서 질답란에 올렸더니 역시 고수분들이 답을 주셨습니다. 1/8도 괜찮다고 하네요. 익숙해지면이라는 단서가 있었지만. 고감도 필름도 괜찮은 대안이 될 것 같습니다.

 

6. 노출정보

노출정보는 바늘식으로 표시되는데, 셔터스피드를 설정하면 적정 조리개값을 바늘이 지시합니다. 첨엔 도통 이노무 바늘이 안 보이더니 이제는 좀 익숙해졌네요. 매뉴얼 모드에서는 작동하지 않기 때문에 뇌출계로 가시는 수 밖에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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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찮은 사진들로 마무리를 하면 좋으련만 아직 올릴만한 사진을 못 만들었습니다. 하지만 별로 걱정은 안합니다. 손에서 시간이 좀 지나야 어떤 물건이나 제실력을 발휘하더라구요. 7sll에 마음을 두고 계신분들, 결론은 좋아요~ 사세요~입니다. 위에서 적은 이야기들 중에 단점으로 보일만한 것들이 있는지 모르겠지만 마음이 잘 안바뀌실거고, 어차피 그럴거 알고 당하시면 충격이 덜할테지요^^. 좋은 주말 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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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2 테스트사진추가 : 별 괜찮은 사진은 아닙니다만... 모두 A모드입니다. 필름은 프로비아1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