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처음 사진에 관심을 가지고 산 카메라는 EOS66이라는 캐논의 보급기였습니다. 여기에 28-80mm 화각에 최대 조리개치 3.5-5.6 인 가변줌렌즈가 딸려 왔었죠.

이 렌즈를 쓰면서 피사계 심도에 대한 비상한 관심이 생겼습니다- 라는건 물론 거짓말이고 대체 이놈을 가지고 어떻게 굴려야 아웃포커싱을 할 수 있는가에 골몰했습니다. 결국 쩜팔이 렌즈를 사는 쉬운 해결책으로 도망가고 말았습니다만 ....

아무튼 그때 캐논사랑에 질문을 올리던 때나 지금 로커클럽의 질답란의 답들에서나 공통된 조언은

1. 조리개를 열고
2. 피사체와의 거리는 가깝게
3. 광각보다는 망원렌즈로
4. 배경은 멀리

인 것 같습니다.

이 조언들이 다 맞는 말인데 처음에 잘 이해가 안갔던 건 물론이고 지금도 헛갈리기 일쑤고 해서 개인적으로 정리를 해본다는 차원에서 이 사용기(?)를 작성해보았습니다. 포인트도 좀 올리고..^^

더 나가기 전에 몇가지 용어들을 정의해두고 가려고 합니다. 거창하게 정의라고 했지만 제가 정확한 용어들을 모르기 때문에 이 글 안에서만 통하는 말들을 제 맘대로 정한 것입니다. 부디 부정확한 용어에 대해서는 가차없이 지적해주시면 큰 도움이 되겠습니다.

그림을 보시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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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주인공 펜싱선수가 보이고...앞뒤로 포인터 한 마리와 도둑고양이 한 마리가 보입니다. 카메라는 어려워서 못 그렸는데..... 뭐 제맘이니까 Alpa라고 하지요. `필름은 벨비아.

단어 뒤에 ' 표시들이 보이실 겁니다. 그 이유는 제가 알기로는 초점면이니 근초점이니 하는 말들은 전부 카메라 안 또는 렌즈 안에서 생기는 일들을 가리키는 말입니다.

그러다 보니 피사체 주변을 설명하는 말들을 찾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일단 비슷한 개념으로 생각되는 말들은 `를 붙여서 그림에 표시했고 앞으로는 ` 를 떼고 적겠습니다.

한가지만 더. 초점거리(FOCAL LENGTH)는 렌즈의 초점을 무한대에 맞추었을 때 필름면과 렌즈의 제2주점(무슨 말인지 모름)간의 거리라고 정의됩니다. 그런데 초점거리라는 말이 약간 혼동되는 면이 있어서 저는 그냥 화각 50mm 이런식으로 표현했습니다. 그리고 필름면과 초점을 맞춘 피사체간의 거리는 영어로는 focus distance라고 하는데 이게 잘 번역이 안되서 그냥 초점거리로 적은 경우도 있습니다.

1. 조리개를 연다

다른 조건이 모두 같다면 조리개를 16으로 조였을 때보다 조리개를 2.8로 열었을 때 피사계 심도가 얕아진다는 말입니다. 피사계 심도가 얕아진다는 말은 근초점거리는 카메라에서 멀어지고 원초점거리는 가까워 진다는 말과 같습니다.

근초점거리는 초점이 맞아들어가는 최단 거리고 원초점거리는 초점이 맞는 최장거리입니다. 위 그림은 개도 펜싱선수도 고양이도 다 또렷하게 초점이 맞아 있다고 가정한 것입니다. 또 개가 근초점거리에 있고 고양이가 원초점거리에 있다고 가정했습니다. 초점을 펜싱선수에게 맞추었지만 사람눈의 한계 때문에 개도 고양이도 초점이 맞은 것처럼 보이고 이 범위를 피사계 심도라고 하는 것입니다.

만약 이때 조리개가 16이었다면 조리개를 열수록 개와 고양이는 점차 뭉개지기 시작하는 것이지요.

그럼 같은 렌즈에서 조리개값에 따라서 피사계 심도가 어떻게 변하는가? 이 내용은 수동렌즈와 일부자동초점렌즈 경통에도 새겨져 있고 로커클럽 자료실에도 있으며 렌즈매뉴얼에도 들어있습니다.

한 예를 보면 (아래의 근/원초점 거리는 dof master 사의 심도계산기 -135포맷의 경우를 이용한 것입니다);

조리개수치

화각(mm)

focus

distance(m)

2.8

5.6

11

16

near

far

near

far

near

far

near

far

28

3.0

2.27

4.42

1.83

8.41

1.31

무한대

1.06

무한대

이 표는 28mm 렌즈를 가지고 필름면에서 3m 떨어진 펜싱선수에 초점을 맞추었을 경우를 나타내고 있습니다. 조리개가 2.8인 경우에는 펜싱선수 앞으로 0.73m, 뒤로 1.42m 까지만 초점이 맞지만 조리개가 11이라면 앞으로는 1.69m, 뒤로는 무한 대로 초점이 맞는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2. 피사체와 가깝게

다른 조건이 같을 때 같은 화각의 렌즈를 쓰는 경우라면 focus distance가 짧을수록 피사계 심도는 얕아집니다. 즉 근초점거리는 멀어지고 원초점거리는 가까워 집니다. 이것 역시 렌즈와 다른 여러 자료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화각(mm)

focus

distance(m)

조리개수치

2.8

near

far

50

1.5

0.07

0.08

2.0

0.12

0.14

3.0

0.27

0.34

5.0

0.72

1.00

10.0

2.51

5.10

위의 표에서는 근초점거리와 원초점거리를 표시하는 대신에 초점면과의 거리로 표시하였습니다. 50mm렌즈로 조리개를 2.8로 한 경우 펜싱선수가 1.5m 거리에 있다면 앞쪽으로 7cm, 뒤쪽으로 8cm 까지만 초점이 맞지만 10m 거리에 있으면 앞쪽으로 2.51m, 뒤쪽으로는 5.1m 까지 초점이 맞습니다.

한가지 우리의 펜싱선수는 두께가 아주 얇습니다. 그래서 펜싱선수 앞뒤 몇센티라는 말을 하지만 그게 실제 부피가 있는 사람이 되면, 신체의 어느 한부분에 초점을 맞추었을 때 다른 부분은 피사계 심도에서 벗어나 뭉개지게 됩니다. 이른바 귀부터 뭉개지기 시작하는 상황이 일어나는 것입니다.

3. 광각보다는 망원으로

1) focus distance가 같은 경우

이 경우에는 광각렌즈보다 망원렌즈의 피사계 심도가 얕습니다. 그리고 이 이유를 같은 조리개값을 얻기 위해서는 망원렌즈의 조리개구경이 광각렌즈에 비해 커져야 되고, 이로 인해 더 큰 착란원을 만들기 때문인 것으로 이해하고 있습니다.

화각(mm)

focus

distance(m)

조리개수치

2.8

16

near

far

near

far

28

5.0

1.75

5.80

3.76

무한대

50

0.72

1.00

2.44

94.40

135

0.11

0.12

0.56

0.74

200

0.05

0.05

0.27

0.31

위의 표는 5m 거리에 있는 펜싱선수에다 각기 다른 화각의 렌즈로 초점을 맞춘 경우입니다. 역시 숫자는 초점면과 근/원초점 사이의 거리입니다. 28mm 렌즈의 경우 조리개를 2.8로 열었을 때는 펜싱선수 앞으로 1.75m, 뒤로 5.8m까지 초점이 맞고 조리개 16일때는 앞으로 3.76 뒤로 무한 대입니다.

반면 200mm렌즈의 경우 2.8조리개면 앞뒤 5cm, 조리개 16에서도 앞뒤 30cm밖에 되지 않습니다. 적어도 정확한 포커싱과 관련해서는 망원렌즈 다루기가 얼마나 어려운지를 알 수 있습니다.

2) 피사체의 크기가 같은 경우

사실 이 부분이 제가 제일 어려워했던 부분입니다. 바로 위의 경우에서는 focus distance가 렌즈화각별로 같게 했기 때문에 실제 프레임에 들어오는 펜싱선수의 크기는 광각일수록 작아지게 됩니다.

그럼 피사체의 크기를 같게하고 초점거리를 달리하면 심도가 어떻게 될 것인가? 광각렌즈를 쓴다면 피사체에 "가깝게" 가기 때문에 피사계심도가 얕아집니다. 대신 망원렌즈를 쓰면 피사체에서 멀어지지만 "망원" 이기 때문에 피사계 심도가 얕아집니다. 그럼 어느쪽이 효과가 클 것인가?

이걸 알아보기 위해서는 일단 피사체 크기를 같게 했을 경우 focus distance를 알아야 합니다. 줄자를 꺼내서 삽질을 하기 전에 질답란을 검색해보니 좋은 자료가 나왔습니다. 이렇게 좋은 자료들이 여기저기 묻혀 있어서 보물찾는 기분이기도 하고 아쉽기도 합니다. 아래 자료는 독방/안형진님이 올려주신 것입니다.

<프레임에 전신을 채울경우 피사체와의 Focus Distance>

화각(mm)

가로프레임기준(m)

세로프레임기준(m)

20

1.4

1.0

24

1.7

1.2

28

2.0

1.4

35

2.5

1.7

50

3.6

2.4

85

6.1

4.1

100

7.0

4.9

135

9.9

6.6

200

14.1

9.9

300

21.5

14.5

400

32.4

19.2

500

35.9

24.9

위의 수치도 계산하는 방식이 있던데 탄젠트가 나오길래 바로 포기했습니다. 안형진님이 따로 설명을 안해주셨는데 다른 자료와 비교해보니 프레임에 꽉 채운 경우는 아니고 위 아래로 약간 여백을 둔 경우인 듯 합니다. 이건 별로 중요하지 않습니다.

표는 보시면 알겠지만 20mm 렌즈로 펜싱선수를 가로 프레임에 채워넣을려면 칼에 찔릴 위험이 있고 500mm렌즈라면 36m 떨어져서도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파란색으로 표시된 대표주자들을 뽑아 아래표를 만들었습니다.

화각(mm)

피사체와의

거리(m)

조리개수치

2.8

5.6

11

16

near

far

near

far

near

far

near

far

28

2.0

0.35

0.54

0.60

1.80

0.92

11.50

1.09

무한대

50

3.6

0.39

0.49

0.70

1.14

1.17

3.35

1.46

7.7

135

9.9

0.43

0.50

0.83

1.00

1.53

2.20

2.03

3.40

200

14.1

0.40

0.50

0.80

0.90

1.50

1.90

2.00

2.90

위의 표는 조리개 5.6, 11, 16에서는 프레임안에 펜싱선수의 크기를 같게 할 경우 역시 망원렌즈가 피사계심도(near+far)가 얕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그런데 파란색으로 표시된 조리개 2.8의 경우를 보면 28mm, 50mm까지는 예상대로 움직이는데 135mm에서 반전이 한번 일어납니다. 즉 135mm에서의 피사계 심도가 200mm렌즈보다 도 깊고 50mm렌즈보다도 깊습니다.

근초점과 원초점으로 나누어보면 근초점은 135mm에서 예상보다 짧아지는 경우가 나오고 원초점은 50mm에서 예상보다 짧아지는 경우가 나오고 있습니다.

이 결과를 놓고 보면 피사체의 크기가 같고 focus distance가 다른 경우

a. 조리개를 조였을 때는 초점거리가 길수록(망원) 피사계 심도가 얕아진다.

b. 조리개를 개방할 때는 초점거리가 짧은(광각)렌즈 쪽이 긴 렌즈에 비해 피사계 심도가 얕아지는 구간이 있다. 즉 피사체와의 거리가 짧아짐으로 인한 효과가 대구경의 효과를 누르는 구간이 있다.

이렇게 말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아무튼 위의 별 결론 같지 않은 결론을 뒷받침하려면 더 다양한 화각의 렌즈와 더 다양한 조리개값을 넣고 그래프를 그리던가, 수식을 모아놓고 풀거나 했어야 하는데 이제와서 후회가 되네요^^;;

성의와 지식이 있으신 분들이 좀더 예쁜 결과가 나올 수 있도록 도와주셨으면 합니다. 축구 잘 보세요..